<러시아 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관련 기자회견문>

러시아도 이명박 정부의 ‘북한 어뢰 공격’ 주장 부정한다. 

천안함 사건 국정조사와 4개국 공동조사 실시하라!

러시아가 이명박 정부의 ‘북한 어뢰 공격’을 전면 부정하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사실이 밝혀졌다.

러시아 조사단은 가장 핵심적인 침몰원인을 북한 어뢰 공격이 아니라 기뢰 폭발로 보았고, 스크루에 대해서는 좌초의 흔적과 함께 증거 훼손 의혹을 제기했다. 또, 정부가 발표한 사고 시각 이전의 이상 징후 가능성을 제기했고, 표기 방식이나 부식상태 등으로 볼 때 ‘1번’ 어뢰 추진체가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 조사단은 이명박 정부의 초청과 적극적인 협조 속에서 천안함에 대해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았다. 이런 러시아 조사단이 이명박 정부 주장과 전혀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북한의 어뢰 공격’ 주장의 신빙성은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더욱이 러시아가 이명박 정부에는 조사결과를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참담한 외교적 실패와 망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결과 요약본에 대해 국방부는 “정체불명”이라면서 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우현 스크루가 크게 손상되고 선저 부착 생물이 떨어져 나간 이유가 어뢰 폭발 때문이라는 것은 과학적 설명이라고 볼 수 없다. 국방부 주장대로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어뢰가 폭발했다면 우현 쪽이 아니라 좌현 쪽의 스크루가 더 크게 손상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CCTV 시각 오차를 주장하는 것도 운영된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CCTV 6대의 시각이 거의 비슷하게 4분여 오차를 보인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판단의 기준이 생존 병사의 기억이라는 것은 실소를 자아내는 일이다.

또한, 합조단이나 러시아나 어뢰 추진체가 물속에서 있었던 기간을 추정한 방법은 모두 육안 관찰이었다. 그런데 국방부가 러시아의 주장을 아무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배척하는 것은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킨다. 어뢰 파편의 금속 재질과 부위별로 수중 경과 시간을 측정하면 얼마든지 그 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기존의 일방적인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러시아 조사결과에 대한 국방부의 반박도 과학성과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강력한 반론과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조건에서 러시아가 ‘북한 어뢰 공격’ 주장을 전면 부정하는 조사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적인 의문과 문제제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더 이상 궁지에 몰리기 전에 야당들과 각계의 국정조사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와 아울러 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4개국 공동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벌어지는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하루 빨리 수습하는 길이고, 심각한 국론 분열로 인한 사회적 자원 낭비를 막는 길이자 더 이상의 국제적 망신을 피하는 길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2010. 7. 29.

천안함 사건 진실규명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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