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12일 3차 핵실험을 했다.

 

비핵, 군축, 평화, 통일을 위해 힘쓰는 우리는 북이 한반도 비핵화 불가를 선언한 데 이어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거부하고 인류를 재앙으로 몰 수 있는 핵무기의 영구적 보유를 추구한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비핵화를 요원하게 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염원하는 인류의 이상에 반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에 반대한다. 또한 북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동북아 핵무장과 군비경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한반도 핵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미국의 대북 핵공격 위협을 포함한 대북 적대정책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래 지금까지 북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거두지 않고 있고, 6자회담 합의사항을 번번이 파탄냈으며, 주권국의 국제법적 권리인 북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강도 높은 유엔안보리제재를 강행하여 북을 3차 핵실험으로 떠밀었다. 따라서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면 대북 적대정책을 조속히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은 북의 3차 핵실험에 대하여 추가적인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은 “보다 강도 높은 2차, 3차 대응” 조치를 경고했다.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역사는 제재와 압박, 군사적 대치로는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우리는 북미양국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일체의 행동을 중단하고 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박근혜 당선자는 대북 강경책으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파탄낸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교훈삼아 남북대화를 비롯한 각급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 실현을 통해 한반도에 드리운 분단과 전쟁의 먹구름을 말끔히 가시우고, 한반도에 핵무기 없는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데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강정구, 문규현, 배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