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균 회장이 앞에 나와 28일 서울에서 열린 강정, 쌍용자동차, 용산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제 강정 투쟁이 다시 전국화 된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어 싸우자고 다짐한 후 강정에서 가져온 촛불을 오영덕 제주환경연합 대표에게 전달했습니다. 오 회장은 다시 그 촛불을 대형초에 옮겨 점화했고, 대형 초에 옮겨진 촛불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옆사람의 촛불을 켜주는 촛불 이어켜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문규현 신부가 격려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문 신부가 오장에서 끓어오르는 소리로 '강정의 평화!'를 세 번 외치자, 참가자들도 성당이 떠나갈 듯 '강정의 평화'를 함께 외쳤습니다.
문 신부는 "우리는 지금 손에 손에 촛블을 듭니다. 평화의 촛불입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에 타오르는 건 횃불입니다. 평화의 횃불입니다. 촛불이든 횃불이든 이것은 봉화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줄기차게 강정 해군기지는 중국을 겨냥한 전쟁기지요, 미군기지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는 갈등이 격화되고 전쟁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고 외쳐왔습니다. 제주가 또 다시 야만의 섬, 비극의 섬이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호소해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 자기들끼리 비밀리에 국무회의에서 가결시킨 한일 군사협정은 우리의 우려가 사실이고, 진실임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6년을 하루도, 한 시도 쉬지 않고 평화를 외쳐왔으나 이제 더욱 절박해졌습니다. 더욱 정당해졌습니다. 방방곡곡에 평화의 촛불, 평화의 횃불이 타오르고 평화의 봉화가 높이 올라야 합니다."라며 1만 촛불, 1만 횃불, 1만 봉화가 오르는 순간 마침내 평화가 이기고 기도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사자후를 토하셨습니다.
발언을 마친 후 다시 '강정의 평화!'를 세 번, 온 몸이 떨리도록 외치는 문규현 신부를 따라 참가자들도 '강정의 평화!'를 심장에서 울려오는 간절함을 담아 외쳤습니다.
이 날은 마침 문규현 신부의 영명(세례명을 받음)일입니다. 평통사는 영명한 지 38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38송이의 백합을 준비하였고, 지킴이가 이 꽃다발을 전해드려 강정마을을 위해 애쓰신 노고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달려온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그 동안 국회에서 활동한 것을 보고하겠다"며 해군기지 특위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여 108명 의원의 서명을 받았지만 여당의 반대로 개원과 동시에 특위를 구성하려던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고 보고하고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150명 의원 서명을 달성하여 반드시 해군기지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전국에서 진행될 촛불문화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다음달에 진행될 강정평화대행진 역시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알려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강정의 평화를 염원하는 메모쪽지가 가득 꽂힌,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커다란 판을 장하나 의원에게 전달했습니다.
꽃다지 멤버로 활동하다가 제주도민이 된 조성일 가수가 열창을 한 후 런던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정 해군기지 반대 캠페인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오랜 동안 마을에서 전투적으로 활동하던 엔지젤터의 모습이 영상에 등장하자 마을 주민들은, "아!" 하는 탄성을 내거나 박수를 치며 반가와했습니다. 엔지젤터가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활동을 했던 것입니다. 영국의 한 평화활동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정 사람들은 국제적인 절대권력에 맞서 싸우는 겁니다." 엔지 젤터는 이렇게 격려했습니다. "강정마을 여러분, 여러분들이 끝까지 싸우면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단호하고 진심어린 그의 호소에 마을 사람들은 박수로 호응했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 해남으로 향할 양윤모 선생이 나와 해남에 가져갈 촛불과 상징그림이 담긴 깃발을 전달받았습니다. 양 선생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강정 소식을 전하고, 각 지역 평화의 울림을 가득 담아 다시 강정으로 가져오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어 임정득 가수의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는 정열적인 공연으로 참가자들의 신명을 끌어올렸습니다. 흥을 참지 못하여 강동균 마을회장, 고권일 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그야말로 흥분과 신명의 도가니였습니다. 이런 시간이야말로 그 동안 쌓인 모든 피로와 갈등,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씻어내고 새로운 기운을 얻는 시간이죠. 마을 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았는데, 둥글이가 만든 영상은 참가자들의 마음을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영화 아바타를 활용하여 만든 이 영상은, 영상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해군기지를 막아내기 위한 전국적 투쟁에 나서게 하는, 출정 영상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15분이나 되는 영상이었는데도 참가자들은 영상에 몰입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습니다. 웃고, 박수치면서요.
마지막으로 제주 행사에 참가한 주민 모두가 단상으로 올라와 앞으로 전개될 전국적인 촛불행사와 7월 말부터 전개될 도보행진, 그리고 하반기 투쟁의 승리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자는 "6년이나 싸워오신 주민들이십니다"하고 소개말을 하다가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을 떠뜨리기도 했습니다. 사회자가 "주민여러분, 감사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참가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로 주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주민들도 눈시울이 붉어지며 참가자들을 향해 인사했습니다. 이렇게 주민들과 함께 전국의 모든 평화세력이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반드시 제주 해군기지를 막아냅시다. 막자고요!
이제 모든 참가자들이 의자를 뒤로 물리고 강정댄스를 추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주, 7월 2일에 강정촛불은 육지의 끝, 해남에서 첫 봉화로 타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