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실현은 피할 수 없는 역사적, 국가적 과제로 되었습니다. 이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의 과제를 부산의 평화의제와 결합하여 시민들의 생활적이고 구체적인 운동으로 벌여나갈 과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부산 북항의 감만 8부두는 미군의 전용 양륙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 부두를 통해 장비와 병력을 들여와 국내로 전개합니다. '작전계획 5027'에 따르면 북항은 유사시 미군 69만명이 상륙하는 군사항(조선일보, 2014. 3. 10)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도 1개 기갑여단을 완전무장시킬 수 있는 장비를 탑재한 찰튼호가 8부두에 입항하는 등 대규모 전투 수송함들이 수시로 입항하고 있습니다. 생화학무기인 주피터 프로그램이 반입되어 있는 곳도 바로 이 8부두입니다.

해군작전사령부와 주한미해군사령부가 있는 백운포에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이 입항해왔습니다. 지난 2월 14일에는 미 7함대 전투지휘함 브루릿지호가 입항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부산으로 이전한 주한미해군사령부는 미 7함대를 지원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미 해군 지원세력이 보다 현장과 작전 중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 요코스카에 주둔하는 미 7함대는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의 주력부대로, 로널드 레이건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등 수백척의 해상전력과 항공기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한국 해군과 미 7함대는 잠수함 작전과 해상순찰 활동에서 공조하는데,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면 한국은 미중간 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핵추진 무기체계와 공격적인 전투함, 대규모 수송함들이 부산 8부두와 백운포에 드나드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 정세에 역행할 뿐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의 걸림돌이 됩니다. 이에 한반도 평화정세의 발전에 맞추어 미국의 핵 추진 함정들과 공격적인 전투함, 대규모 수송함들의 입항을 금지, 통제하는 부산지역 차원의 과제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부산은 관광으로 포장되어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군사도시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산시민들은 부산이 얼마나 위험한 군사도시로 되어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부산을 비핵평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조례 제정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서 지역사회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하나로 묶어 내고 부산을 진정한 평화도시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미 인천에서는 2014년부터, 제주는 2006부터 시민사회가 이같은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고베시는 1975년에 의회의 결의와 그에 따른 고베시의 행정조치에 의거, 외국의 선박(군이 관리하는 배)이 고베항에 입항할 때에는 핵무기를 탑재하고 있지 않다는 <비핵 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고베시 항만 시설 조례에 따르면 항만시설의 이용 등에 관한 허가권한을 시장이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평통사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11차 정기총회를 통해 한반도 비핵 평화의 원칙을 부산에서도 구현해나가고자 “부산시 비핵평화조례”제정 추진 의지를 밝히고자 합니다. 취지에 동의하는 지역의 정당, 단체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게 될 본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