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강행 중단 촉구 비상 시국회의 결의문
한미 당국의 사드 배치 강행 즉각 중단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파면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박근혜 정권 최악의 외교·안보 참사로 꼽히는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6일 저녁, 한미 당국은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정세를 틈타 사드 체계 일부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 들여왔습니다. 미군에 부지를 공여하지도 않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조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려는 한미 당국의 행태를 지켜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정권이 군사작전을 하듯이 강행하고 있는 사드 배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 어디에도 사드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용이 아닙니다. 사드 배치는 한국이 한미일 MD에 참여하여 중·러를 견제하기 위한 미·일 군사동맹의 하위 파트너가 되겠다고 공식화하는 결정입니다.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 명백한 이 선택 때문에 한국은 미·중 갈등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경제 보복을 시작했고 동북아에는 질적으로 다른 군비 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는 사드 배치의 명분인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뿐 아무런 이익이 없는 사드 배치는 철회되어야 합니다.
사드 배치로 평화롭던 작은 마을이 어느 날 갑자기 최전방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드 배치로 미군기지가 들어서게 되는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평화를 교리로 하는 원불교의 성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성주와 김천의 주민들은 ‘한국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고 외치며 작년 7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평화의 촛불을 밝혀왔습니다. 원불교 교도들 역시 매일 국방부 앞에서 평화의 기도를 올려왔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모든 목소리를 무시한 채 골프장 인근에 철조망을 치기 시작했고, 군 병력과 경찰이 출입 통제에 나섰습니다. 성주·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은 앞으로 사드 배치 관련 모든 장비와 공사 차량을 온몸으로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11(토)부터는 골프장 진입로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사드 배치 절차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대선 후보들과 제 정당은 사드 배치 중단과 원점 재검토를 한·미 정부에 분명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탄핵당한 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재검토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 합의는 아무런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원천 무효입니다. 주민 동의도, 국회 동의도, 사회적 공론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과정은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했습니다. 끝내 사드가 배치된다면 한반도 평화는 더욱 요원해질 것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대선 후보와 정당이라면 사드 배치를 원점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에 동의한다면, 우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는 황교안 권한 대행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헌법을 위반하고,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사드 배치를 강행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탄핵되어야 합니다. 한미 동맹만을 맹신했던 현 정부에는 외교가 없었습니다. 국회와 국민의 우려도 무시했습니다.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피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 시기 안보 논란을 조장하려 한다는 의혹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의 대가를 또다시 국민이 감당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전국의 시민들에게 호소합니다. 사드 배치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안위, 평화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사드 배치를 온몸으로 막아내겠다는 성주, 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의 절박한 호소에 귀 기울여 주시고, 응답해주시길 요청합니다. 평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지금 절실합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3월 18일 토요일, 성주로 달려갑니다.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평화버스를 타고 평화의 발걸음에 나서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이어질 평화행동과 국회가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도 힘을 모아주십시오.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는 것이 이 땅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 믿습니다.
2017년 3월 15일
사드 배치 강행 중단 촉구 비상 시국회의 참가자 일동
정치 심상정(정의당 상임대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노동당, 김은희(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김주온(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하승우(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김선동(민중연합당 대선예비후보), 김창한(민중연합당 상임대표), 손솔(민중연합당 공동대표), 안주용(민중연합당 공동대표), 정태흠(민중연합당 공동대표), 강병기(민중의 꿈 상임대표), 한명희(환수복지당 대표)
종교 곽성근(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상임대표, 가톨릭평화공동체 상임대표), 김광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성복(인천샘터교회 목사), 김성숙(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수녀), 김영주(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용태(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윤석(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 김인국(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김재열(성공회 신부), 김종연(바른불교재가모임 사무부국장), 김준한(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지목(한국기독교장로회 정의평화선교부), 김진철(정의평화 기독인연대 공동대표), 김형희(성심수도회 수녀), 나핵집(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국 위원장), 류문수(원불교인권위원회 대표), 류태선(목사), 명진스님(재단법인 진실의힘 고문), 박교일(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상임대표), 박도현(디딤돌공동체 수사), 박병기(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박순희(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 박승렬(목사),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법안스님(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상지종(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서광선(목사), 서영섭(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서사), 석일웅(작은형제회 수사), 신종호(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안충석(신부), 우규성(모은교회 목사), 우희종(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 이광일(목사), 이도흠(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이동진(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 이정희(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수녀), 이판암(백두산국선도 대표 대종교 원로), 이해동(원로목사), 장일주(연정원 대종교인), 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정상시(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통일위원회 목사), 정재호(대한불교청년회 통일위원장), 정진우(서울제일교회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 조헌정(향린교회 목사), 지선스님(2017민주평화포럼 고문), 청화(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고문), 최성희(천도교청년회 사무국장), 최연(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최연엽(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수녀), 최은석(천도교청년회 회장), 최준기(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형난옥(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호명환(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황경원(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 황동환(성 베네딕도회 신부)
학술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병태(전 건국대 교수), 김서중(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 김성재(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김성팔(대구대 교수), 김엘리(성공회대 교수), 김연철(인제대 교수), 김정인(춘천교대 교수), 김준형(한동대 교수), 김창수(코리아연구원 원장), 김한성(연세대 교수), 김형기(경북대 교수), 박동천(전북대 교수), 박순성(동국대 교수),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박지현(인제대 교수), 박찬석(전 경북대 총장), 박호성(서강대 명예교수),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서복경(서강대 연구교수), 송상용(한국과학기술한림원), 송영배(서울대 교수), 송영훈(강원대 교수), 송주명(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 송창현(대구카톨릭대 교수), 안병욱(가톨릭대 명예교수), 양재혁(성균관대 교수), 유홍준(명지대 석좌교수, 전 문화재청장), 윤경로(전 한성대 총장,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상임대표), 윤홍식(인하대 교수), 이경주(인하대 교수), 이기호(한신대 교수), 이남주(성공회대 교수), 이동진(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이이화(역사학자), 이장희(한국외대 명예교수,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종오(계명대 명예교수), 이혜정(중앙대 교수), 임종대(한신대 명예교수), 장순향(한양대 교수), 장임원(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의장), 정현백(성균관대 교수), 조승래(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진영종(성공회대 교수), 최종건(연세대 교수), 한완상(전 부총리, 서울대 명예교수)
노동/민중/시민 감현우(목포운동본부 공동대표), 강규혁(서비스연맹 위원장), 강만길(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강미(평택평화센터 대표), 강상원(평택평화센터 소장), 강애리(서울민권연대 장년모임 지회장), 강연희(전국여성연대 집행위원장), 강영식(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강정호(부산민권연대 장년모임 대표), 강혜란(
